현재 저는 부트캠프 후배 기수들을 위해 커리어 멘토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개발자가 되기 위해 첫 번째 관문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이력서입니다.
처음부터 이력서를 잘 쓰는 것은 어렵습니다. 저 또한 마찬가지였고요.
이번 멘토링 때 조금 강한 어조(?)로 멘티분들께 이력서에 대한 피드백을 전달했는데요. 현재 개발자로 취업 준비를 하시는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여 그 원문을 공개합니다.
글을 다듬지 않고 그대로 가져왔기에 두서가 없거나 제 감정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는 점 참고 부탁드릴게요. 모두 취뽀하세요! 💪
일러두기
- 제가 수료한 부트캠프는 바닐라코딩입니다.
- 제가 수료한 부트캠프는 대부분(90% 이상) 프론트엔드 개발자로 취업을 하지만 풀스택 과정을 배웁니다. 제목에는 프론트엔드 개발자 이력서라고 했지만 꼭 거기에 국한되는 것은 아닙니다.
- 제가 수료한 부트캠프는 팀 프로젝트 1건, 개인 프로젝트 1건을 꼭 진행합니다.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순간 기획부터 결과물까지 오롯이 스스로 해야합니다.
원문
여러분의 이력서를 보고, 공통적으로 전달 드리고 싶은 의견 / 제 생각을 정리해서 공유 드립니다. 사전에 전달 받은 자료(부트캠프에서 제공한 기본 취준 가이드)는 모두 숙지하셨으리라 믿고, 제가 생각하기에 중요한 부분 등을 말씀 드릴게요(사전 자료와 중복되는 부분도 있을 수 있습니다).
제 의견이 모두 정답은 아닙니다. 그냥 참고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먼저 일러두고 싶은 부분은.. 조금 충격적이었습니다. 죄송한 말씀이지만 전반적으로 이력서에 많은 고민의 흔적이 있는지 의심스러웠습니다. 냉정하게 말씀 드리면 이 상태로 넣으면 서류 합격하기 힘들어 보여요. 좀 더 많이 고민해주시고, 제가 밑에서 드리는 의견 참고하셔서 수요일 전까지 이력서 잘 다듬으셔서 만나요..! 만나기 전에 저에게 DM으로 이력서 전달해주세요..!!
이제 시작이니까 좀 더 힘내주시고, 이력서 많이 고치셔야 할 거예요.
일단 중요해보이는 것 위주로 적었는데 더 자세한 이야기는 수요일에 만나서 얘기해요. 화이팅!! 💪
1. [필수! 이것만 기억하고 써도 반은 잘 씁니다] 내가 면접관이라 생각하고 이력서를 본다면 어떤 느낌일지 한번 상상해보세요.
- 여러분의 이력서는 100개 중 1개, 500개 중 1개, 어쩌면 1000개 중에 1개일 수도 있습니다.
- 면접관이 여러분의 이력서에 얼마나 시간을 할애할까요? 유감스럽게도 유명한 회사일수록 몇초, 몇십초 많이 줘봐야 몇분일겁니다. 그 찰나에 여러분은 이력서로 면접관에게 어필을 해야해요.
- 면접관은 여러분 이력서에 크게 힘을 쓰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여러분이 이력서에 다 담아줘야 돼요. 다 떠먹여줘야 한다는 말입니다. 여러분의 프로젝트에 링크를 걸고, 링크를 통해 들어간 곳이 어떤 곳인지 정성스럽게 보여줘야합니다.
- 프로젝트만 써놓고 설명하고 기술만 적어놓으면 면접관은 모릅니다. 직접 들어가서 코드를 봐야 알죠. 면접관 입장에서는 성의 없는 이력서가 될 수 있습니다.
2. 보기 좋은 떡이 맛도 좋다.
- 대부분 프론트엔드 개발자로 커리어를 진행하실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 말은 UI/UX도 굉장히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이력서는 여러분이 면접관에게 첫 인상을 어떻게 남길지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예쁘게 꾸미고 멋있게 디자인하라는 말이 아닙니다. 적어도 글을 읽는데 장애요소를 주어서는 안됩니다.
- 프론트엔드 개발자는 UI를 그리는 개발자입니다. 여러분이 이력서를 어떻게 그리느냐에 따라 면접관은 간접적으로 여러분의 UI/UX에 대한 이해도를 가늠할 수 있을 것입니다.
- 면접관이 내가 정말 마음에 드는 이성이고, 소개를 받는 자리 이전에 내 사진을 전달해야한다고 했을 때.. 내 이력서가 셀카라면 여러분은 어떤 사진을 고르겠어요? 당연히 공들였거나(?) 아주 잘 나온 사진을 비교해가면서 엄선해서 전달하지 않을까요? 만나보기(면접하기) 전에 첫 인상을 잘 남기는 게 중요합니다.
- 다만 너무 과하게 오바한다거나, 다른 사람들과 비슷한 평범한 내용이면 안되겠죠? 자기가 가지고 있는 유니크한 장점을 잘 생각해보시고 그것을 녹여보세요.
3. 이력서에 세로로 두 갈래 나눠서 작성하는 것은 지양해주세요.
- 인간의 눈은 통상적으로 왼쪽 위에서부터 오른쪽으로 읽습니다. 세로 줄을 그은 형태의 이력서는 왼쪽부터 아래로 읽었다가 다시 오른쪽 위로 올라가서 아래로 읽게 됩니다. 가독성도 떨어지고 생각보다 깔끔한 디자인도 나오기 힘듭니다.
4. Skills를 따로 구분 짓는 것을 지양해주세요.
- 프로젝트에서 사용 기술을 기재했기 때문에 굳이 따로 공간을 할애해서 Skill을 적는 것은 공간 낭비입니다.
- 더 위험한 것은 Skills를 나열하고 상/중/하 또는 ‘~만큼 할 수 있다’ 등을 기재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주관적으로 판단한 Skills의 능력이고 면접관들한테 꼬투리 잡기 딱 좋은 이력서가 됩니다.
5. 이력서도 하나의 컴포넌트라 생각하고 분류를 잘해주세요.
- 코드도 흐름이라는 게 있고, 책에도 기승전결이 있듯 이력서도 기승전결이 있어야 합니다. [내 정보 > 나를 나타내는 말 > 개발 능력을 증명할 수 있는 부분 > 학력] 과 같이 잘 분류해서 이력서에 알맞게 배치하세요.
- 또는 내가 강조하고 싶은 부분이 ‘나를 나타내는 말’이라면 그 부분을 과감하게 올려도 됩니다. 본인의 색깔에 맞게 잘 분류해서 적용해보세요.
6. 누구나 할 수 있는 말 / 추상적인 말은 지양해주세요.
- 열심히 한다, 커뮤니케이션이 뛰어나다, 매일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해결해나가는 것을 좋아한다, 노력한다 등..
- 이 말을 써놓고 보세요. 나만 이렇게 썼을까요? 다른 사람들도 이력서에 이렇게 썼을 겁니다. 첫 번째로 차별성이 없습니다. 두 번째로 근거가 없습니다.
- 여러분이 차별성을 가질 수 있는 내용을 담으세요. 개발 관련이 아니어도 좋습니다. 내 과거를 떠올려보면서 어떤 것들을 했는지 살펴보세요.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든 개발과 엮어보려고’ 하세요. 개발이라고 해서 코드만 있는 것이 아니에요. 문제 해결 능력, 단계별로 생각하기 등 엮을 수 있는 것은 무궁무진합니다.
- 내가 열심히 한다 또는 커뮤니케이션이 뛰어나다 라고 자신 있게 썼다면 근거를 보여주세요. 매일 개발한 것을 블로그로 남기는 링크를 건다던지,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좋은 성과를 얻었던 사례가 있다던지(증거가 남아 있으면 더 좋겠죠).. 그런 근거를 보여줄 수 없다면 쓰지 않는게 나을 수도 있습니다. 오히려 위에 차별성에 더 집중하는 것이 나을 수도 있습니다.
- 면접관이 알아들을 수 없는 모호한 말은 삼가해주세요.
- 면접까지 갔을 때 모호한 말을 설명할 시간이 생길지도 모르겠으나 우린 아직 서류 합격이 되지 않았잖아요. 이력서에서는 그런 말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습니다.
7. 소개를 장황하게 쓰지마세요.
- 여러분이 어떤 능력을 가졌는지는 코드로 보입니다. 여러분의 과거에는 크게 관심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 대신 여러분이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 사람인지만 간결하고 명확하게 써주면 그걸로 충분합니다.
- 그러니 자소서, 지원동기 같은 부분에 너무 시간을 할애 하지마세요. 그 공간에 차라리 프로젝트에 대한 내용으로 채우세요.
8. Frontend Developer 라고 못 박지 않아도 돼요.
- 물론 대부분(어쩌면 모두..) 프론트엔드 개발자를 지망하고 계실 수 있을 것 같지만 굳이 이력서에 프론트엔드 개발자라고 적지 않아도 됩니다. 그냥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정도로만 둬도 됩니다. 가능성을 열어두는 것입니다.
- 아니다 나는 무조건 프론트엔드 할 거다 라고 하신다면 말리진 않겠습니다.
9. 수치화, 수치화, 수치화..!
- 프로젝트에 숫자로 나타낼 수 있는 것을 최대한 적으세요. 단순히 어떤 기능을 했다, 어떤 작업을 했다가 아니라 그 작업을 통해 얼마만큼의 성과가 생겼다 같은 걸로요. (최적화를 통해 시간을 n초 단축 시켰다던지, …)
- 아마 많이 없을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최대한 숫자(데이터)로 나타낼 수 있는 것을 찾으셔서 넣으세요. 숫자가 있으면 신뢰성이 생깁니다.
위에 말한 것처럼 그 숫자가 성과와 이어지면 베스트입니다. 어떤 개선을 했는지 나타내기 때문이죠.
10. 바닐라코딩 수료..?
- 위에서 말씀드렸죠. 면접관 입장에서 생각해보라는 말. 면접관이 바닐라코딩이 어떤 곳인지 자세히 알까요? 대부분 모를 겁니다. 코딩이라는 단어를 통해 개발 교육기관인 것은 유추할 수 있으나 거기서 무엇을 배웠는지는 자세히 알 수 없습니다.
- 바닐라코딩이 어떤 교육기관인지, 어떤 교육을 배웠는지 어떤 관점에서 가르치는지.. 그리고 나는 이 교육을 통해 어떠한 가치관을 정립했는지 말해주지 않으면 모릅니다.
11. 여러분은 개발자로 취업하는 것입니다.
- 예전에 이력을 크게 궁금해 하지 않을 확률이 높습니다. 여러분이 개발자로서 가장 크게 어필해야되는 부분은 바닐라코딩 기간에 했던 프로젝트들이 거의 유일합니다. 프로젝트 내용 작성에 시간을 많이 할애하세요.
- 그 프로젝트에 어떤 기술을 썼는지, 팀프로젝트인지, 개인프로젝트인지, 어떤 트러블슈팅을 겪었는지, 어떤 성과를 가졌는지 적으세요. 단순히 이런 기능을 하는 앱이고 이런 기능을 만들어봤다로 끝내면 부족합니다.
12. 경력을 쓸 때,
- 만약 내가 이전에 개발이 아닌 다른 경력이 있고 그것을 썼다고 가정했을 때 그냥 이력만 남겨도 문제는 없지만 위에서 말한 ‘어떻게든 개발과 엮어보려고’ 해보세요. 거기에 데이터로 성과를 나타낼 수 있으면 더 좋습니다.
13. 기타
- 폰트는 통일해주세요. 지저분해 보일 수 있어요(최대 2개. 1개가 적합).
- 전체적으로 폰트 밸런스를 잘 맞춰주세요. 사람들은 폰트가 큰 것이 중요하다고 인지합니다. 반대로 여러분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폰트를 키웠는데 면접관이 보기에 전혀 중요하지 않은 영역의 폰트가 크게 보이면 이질감을 줄 수 있습니다.
- 상하좌우 padding 값을 여유롭게 해주세요. 답답해 보일 수 있습니다.
- '~싶다', '~할 것이다' 같은 애매한 말이나 희망사항 같은 말은 지양해주세요. 그것보다 나는 무엇을 할 줄 안다, 무엇을 잘 한다 같은 팩트를 넣는 게 더 좋습니다.
- 프로젝트별로 각각의 깃헙 링크, 데모 링크는 달아주세요.
- 그리고 링크로 보여주지 말고 짧게 Github / Demo 같은 걸로 해서 거기에 링크를 심어주세요. 디테일한 영역이지만 큰 차이를 가져다 줍니다.
- 면접관이 확인할 수 없는 링크는 오히려 반발감을 줍니다.
- 눌렀는데 아무 것도 없거나 알아볼 수 없는 링크라면 면접관 입장에서는 어이 없을 것입니다. (역시나 위에서 말한 면접관 입장에서 생각해보기..!!)
- 링크 체크를 꼭 해주세요!!
- 사는 곳, 성별 같은 개인적인 정보는 빼도 됩니다.
- (선택) 아마도 프로젝트 하시면서 figma를 쓰셨을 것 같은데 이력서를 figma로 만들어 보세요. 훨씬 더 구조화하기 쉬울 수 있습니다. 너무 자신 없거나 오히려 시간이 많이 걸릴 것 같다면 이 글은 무시해주셔도 됩니다. 본질은 figma가 아니라 구조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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